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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필드트립] Q&A | 조근희 북경현대기차홍보부 과장에게 묻다
 
2014-10-13 17:10:47
중국 시장 진출 이유 인건비 때문만은 아냐…이렇게 큰 시장 놓칠 수 없었다
‘현대속도’ 어떻게 가능했나?

 ① 상품팀의 신의 한 수 - 한국·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EF소나타 모델 투입
 ② 자동차 산업은 2만개의 부품이 필요한 종합산업 - 협력사 동반진출
 ③ 위에동의 탄생 - 중국 오피리언 리더들의 의견 반영한 모델 개발



Q1.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기록한 작년이 의미 있는 시점이라고 했다. 요인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A. 중국에 진출하려고 했던 당시 시장 현황을 보면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회사들은 자국에서 단종된 모델을 갖고 와 엄청 비싸게 팔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과 한국시장에서 인정받은 EF소나타 모델을 투입해 신뢰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동차는 2만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종합제품이다. 모기업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의 역량도 중요하다. 중국에 들어올 때 현대차와 오랫동안 함께해 온 협력사가 동반 진출했다. 때문에 현대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기에 우리가 원하는 품질과 단가에 맞춘 부품 공급이 가능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 중 하나는 AS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은 딜러가 차만 파는 것이 아니라 정비까지 하고 있는데 북경현대는 딜러 찾기에 적응을 빨리 했다.

또 2008년부터 오피니언 리더들을 남양 연구소로 초청,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중국화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그 모델 중 1호격이라 할 수 있는 차가 로비에 있는 아반떼HD모델을 개조한 엘란트라, 중국어로 위에동이다. 전 세계 브랜드가 모두 들어와 있는 중국에는 판매되는 자동차 종류만 해도 300종(鍾)이 넘는다. 위에동은 단일차종으로 130만대가 판매됐고, 늘 톱(TOP) 10 안에 들어 있었다. 출시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지금도 한 달에 1만 대 이상 팔리고 있다.

Q2. 경쟁업체들은 상하이, 광둥성으로 진출한 반면, 현대차는 북경을 선택했다. 이유는 무엇인가?
A. 상해는 이미 포화상태였다. 상해자동차는 폭스바겐, GM과도 합자회사를 설립한 상태였다. 북경이 단지 수도이기 때문에 들어왔다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중국에서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북경시 정부가 산업 부문에 중점을 두고 도시를 발전시켜 나가려고 했었다. 상해는 경제 도시인 반면, 북경은 정치·교육·문화의 도시로 상해와 비교했을 때 뒤처지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북경자동차는 중국 자동차 회사 중 다섯 번째로 큰 회사고, 북경시가 지분을 가진 국영기업이다. 또 지방보다는 북경이 갖고 있는 브랜드 파워가 있었다. 이렇게 필요조건이 서로 맞아 북경현대를 세웠다.

Q3. 울산에 있는 현대자동차는 항구를 끼고 있어 제품 운송이 용이하다. 이런 면에서 북경은 위치 조건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A. 중국땅은 한국보다 크기 때문에 천진에 있다고 해서 물류비용이 절감되지는 않는다. 부품을 개발할 때부터 물류비용을 감안해 비용을 계산한다. 운반은 육로로 한다. 북경은 2·3·5·6환(Ring)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있다 4환 안이 시내라고 보면 되는데, 5환 내에는 트레일러가 들어가지 못하게 돼 있어 딜러 기사들이 와서 실어간다.

Q4. 북경현대에서는 임금인상 문제로 파업이 발생한 적이 있나?
A. 그런 적은 없다. 임금문제로 보도된 기업들은 노동집약적이고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다. 2008년 1월 노동법이 바뀌면서 임금이 상승했다. 중국 급여에는 한국처럼 의료보험, 산재보험 등 보험금이 포함돼 있는데 전체 급여의 10% 정도 차지한다. 또 강제보험이라고 해서 보험금의 45%를 급여로 지급해야 한다. 2008년 이전에는 구두로 계약했던 기업에서는 보험료를 포함시키지 않은 채 급여만 지급했다. 그런데 노동법이 바뀌면서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됐고, 그럴 경우 법적 근거가 남게 되니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질적으로 임금이 1.5배 올랐다고 보면 된다. 중국의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임금 역시 매년 15%정도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는 2월이 되면 공해라는 노동조합이 있는데, 공해의 주석(위원장)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교환을 한다. 중국은 평균임금이 없고 지역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1월이 되면 각 도시마다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또 CPR이라는 소비자물가지수도 공개되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 우리와 동종업계에 있는 경쟁사들은 어느 정도 올리는지도 보고, 작년 실적, 올해 사업계획을 반영해 2월에 급여를 인상한다.

Q5. 매년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데, 중국 시장의 메리트가 없는 건 아닌가?
A. 중국 경제는 동부연안을 끼고 대련, 청도, 위해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물가가 올라가고 인건비가 상승해 기업들이 중부, 서부로 옮겨간다든지 중국을 떠나 미얀마, 캄보디아 같은 제3국으로 가는 현상이 생겼다. 우리는 중국의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회사를 세운 건 아니다. 시장이 있기 때문에 나왔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하기 전, 한국의 중국자동차 수입 관세는 8%였다. 중국은 더 높았는데, WTO 가입 후 최종적으로 낮춘 정도가 25%다. 여전히 한국보다 3배가 넘는 관세를 물어야 한다. 또 1년에 수입쿼터제로 인한 수출 금액이 제한돼 있어 한국에서 중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물량이 1000~2000대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 얼마나 큰 시장인가. 전 세계 기업들이 중국으로 나온 이유는 인건비보다는 시장이 있어 나왔다.

Q6. 현대차는 저렴한 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고급화 전략을 갖고 있나?
A. 옛날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 이런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다. 제네시스, 에쿠스 이런 차종이 많이 팔리려면 브랜드 제고가 돼야 한다. 사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품질 비교를 하면 현대차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고급품을 살 때 우리는 뭘 보고 사나? 체면 아닌가? 중국 사람들도 1000만 원 이상의 차를 살 때 고려하는 점은 품질도, 안전도 아닌 브랜드다. 내가 이 차를 탔을 때 내 체면이 사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아직까지 그런 면에서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한 시기가 늦기 때문에 이미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아우디, 벤츠, BMW 같은 고급차에 비해 브랜드파워가 약하다.

브랜드파워 인덱스 조사를 하면 현대차가 7위로 나온다. 1위는 GM 계열사인 뷰익이고, 이어서 동풍, 혼다, 도요타가 현대차보다 위에 있다. 우리는 쉐보레와 브랜드파워가 같다. 브랜드는 금방 명성을 얻기 힘들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현재 제네시스나 에쿠스는 북경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고 수입 판매하고 있다. 지금 (수요) 물량으로는 오히려 투자비가 더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차들을 몇 년 내에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7.로컬 브랜드 중에도 북경현대의 경쟁사가 있나?
A. 우리의 경쟁사는 합자회사다. 중국이 로켓도 쏴 올리는 국가인데 자동차 분야의 발전은 왜 늦는지 살펴보면, 자동차는 2만여 개 부품이 들어가는 종합산업이다. 모기업의 수준만 올라간다고 되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도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 (중국자동차업체들은) 그런 점이 취약하다. 디자인은 많이 나아졌는데 차를 타보면 내구력이나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 1300CC 이하 차량은 로컬브랜드 위주인데, 우리가 만드는 가격의 70~8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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