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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6] 유사한 주장이나 고민을 한 철학자나 사상가들이 있지 않았나요?
 
2015-08-13 16:47:21

당연히 있었지요. 우선 생각이 나는 몇 분을 예로 들어보면, 서양에서는 19세기 개인주의적 자유주의가 빈부격차, 차별, 소외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내는 것을 보면서 19세기 말 [사회적 자유주의(social liberalism)]의 주장을 처음으로 들고 나온 학자가 토마스 힐 그린 (Thomas Hill Green)이지요.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한 분이지요.


그 외에도 20세기 초중반에 독일의 [질서자유주의]의 창시에 기여한 빌헬름 뢰프케(Wilhelm Ropke), 그리고 20세기 후반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존의 좌와 우를 넘어선(Beyond Left and Right) [제3의 길]을 주창한 영국의 앤소니 기든스(Anthony Giddens)가 있습니다.


그리고 21세기 지금도 미국에서 자유주의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공동체적 가치와 연대가 강조되어야 한다는 [정치적 공동체주의(political communitarianism)]를 주장하고 있는 아미타이 에치오니(Amitai Etzioni) 등도 지금 우리가 하는 것과 유사한 고민을 한 사상가들이지요. 그 이외에도 아주 많지요.


물론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적 자유주의의 장점을 충분히 받아들이면서도 개인적 자유주의의 부작용에 대하여 서구적 공동체주의를 가지고 보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공동체주의 내지 공동체적 연대는 [사회공동체]가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동양의 공동체주의에서 강조하는 [역사공동체]나 [자연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사실상 거의 없지요.


동양 사상에서도 물론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과 유사한 고민을 많이 했지요 대표적인 것이 서경(書經)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주장입니다. 인심(人心)은 위험하고 도심(道心)은 미미(微微)하니 올바른 중심을 잡아라 [인심유위 도심유미 윤집궐중(人心惟危 道心惟微 允執厥中)] 하는 주장입니다. 순(舜)임금이 우(禹)임금에게 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개인적인 욕심, 즉 소아(小我)의 마음은 과(過)하기 쉬워 사회적으로 위험하고, 이웃이나 공동체를 생각하는 대아(大我)의 마음은 미미(微微)하여 부족하기 쉬우니, 양자를 잘 조화하고 균형시켜 [올바른 중심(中正)]을 잡아나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개인과 공동체 사이에 올바
른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이지요.


한마디로 공동체자유주의를 올바로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은 지난 수천 년 동양의 정신세계를 지배하여 온 유학에서의 개인수양의 원리였고 국가경영의 기본 철학이었습니다.


불교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서로 독립된 둘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여 왔습니다. 물론 개인과 공동체가 동일한 하나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서로 다른 독립된 둘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비일이비이(非一而非二)]고 주장해 왔습니다. 개인과 가족과 국가와 역사와 자연을 각각 분리 독립된 별개의 실체로 보는 사고가 잘못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둘이 아니다 [불이(不二)]라고 주장하여 왔습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자타불이(自他不二)], 세계가 하나의 가정이고 [세계일가(世界一家)] 우주가 하나의 꽃 [우주일화(宇宙一花)]이라고 주장하여 왔습니다.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이분법적(二分法的) 사고 자체를, 즉 서양의 데카르트(Descartes)적 이원론(二元論)을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세계를 둘이 아니다(不二)라고 본다면, 개인과 공동체는 조화와 균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고 원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되지요. 그래서 원융무이상(圓融無二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19세기 말 개화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동양의 정신적 문화와 서양의 물질적 문명을 조화?균형?융합하여 나라발전의 길을 찾자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동양의 정신문화 특히 공동체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발전하면서, 서양의 물질문명 특히 자유주의와 결합하여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루어보자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소위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입니다.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제도를 결합하여 보자는 아주 합리적인 주장이지요.


동시에 당시 개화기에 등장한 우리나라의 종교 중에서도 예컨대 원불교 같은 종교는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정신개벽론(精神開闢論)]을 주장하였습니다. 서구의 개인주의, 서구의 자유주의, 서구의 개화문명을 받아들여 나라의 [물질의 근대화]를 이루어나가되, 우리의 고유의 사상, 공동체적 전통사상을 지키고 발전시켜 [정신의 근대화]도 함께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대단히 올바른 방향이지요.


불행한 것은 이러한 동도서기론이나 정신개벽론이 정치적으로 다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지요. 우리는 결국 근대화에 실패하여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버립니다. 그 이후 1945년 해방이 되어 이제는 문명개화 즉 근대화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번에는 근대화의 노력이 너무 서구화(西歐化), 즉 미국화(美國化) 내지 유럽화 일변도로 진행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산업화에도 성공하고 민주화에도 성공하였지만, 너무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너무 서구화(西歐化) 일변도로 진행되어서 정신과 물질의 불균형을 유발했습니다. [물질의 성장]은 놀랍게 이루었으나 [정신의 성숙]이 못 따라가고, 선거민주주의는 형식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실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민주주의, 즉 실체적민주주의--동양식으로 표현하면 민본적 민주ㅇ의--는 아직 대단히 미흡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역사의 배경이 21세기 다시 우리가 동양의 공동체주의를 계승 발전시켜 서구의 개인적 자유주의를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 즉 공동체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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