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 오늘도 성장으로 읽을까?
- '선진화에 대해 부정' 응답한 청년들 의견 바탕
‘선진화’만큼 긍정으로 뭉친 단어가 있을까? 본지가 지난달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진화 인식 설문조사에서 단 2명만이 선진화를 우려했다.
김동원(25?도곡동) 씨는 “무언가를 뒤떨어진 것으로 규정하여 의도한 바를 이루려 하는 것. 현재를 부정하는 일”이라 답했다. 김태남(26?용답동) 씨는 “후진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필요치 않은 경쟁을 유발한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기술 진보와 선진화된 국가를 말한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시각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과거 고도성장 시대,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자라나는 빌딩 숲에서 과거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즈음 대한민국 선진화 논의도 함께 시작됐다.
배고픔을 벗어나게 해준 ‘성장’이란 단어. 굶주림이 얼마나 거대한 시련인지 익히 겪은 국민들은 성장 앞에 희생을 감내했고, 선진화된 대한민국을 목격했다. 공기업 선진화, 공공기관 선진화, 국방 선진화, 의료 선진화, 국회 선진화와 같이 지금껏 수많은 이들이 너도 나도 선진화를 주창했다.
선진화는 '문물의 발전이나 진보 정도가 다른 것보다 앞선 상태'를 의미한다. 한국 사회에 이토록 현재를 잊고 미래의 단꿈에 부풀게 하는 단어가 있었나 싶다. 국회 선진화 법으로 몸싸움에만 열심인 국회를 보면서도 우리는 언젠간 선진화될 국회 선진화를 기대하고 있다. 선진화가 주는 달콤함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이제 성장만을 우선하는 시대는 지났다. 선진화된 무언가가 무조건 좋고 옳음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빌딩 숲 사이에도 초록 자연이 필요하다.
(배동주 기자, 청년한선기자단 1기)